[백수오 효능과 부작용] 갱년기 여성에게 무조건 '백수오'가 좋을까요?
이 글의 요약
갱년기 여성에게 백수오(백하수오)가 누구에게나 좋은지 묻는 상담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하수오의 종류와 성질, 체질과 몸 상태를 살펴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백수오가 모든 여성 갱년기 증상에 만병통치약 일까?]
최근들어 제가 있는 한방과 진료실에 상당히 환자가 늘었습니다.
처음 온 4월 말만 해도
진료를 하면서도 공부하거나 숨 돌릴 틈이 꽤 있었는데...
지난주 부터는 환자가 늘어서 정신이 없네요.
환자가 늘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증가라서 약간 버겁긴 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젊은 병사들에게 한의학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데 기여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오늘 주제는 어제 어떤 분과 상담을 한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제 오후 3시반경...
열심히 환자를 보는데 갑자기 상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일반 병원도 아니고 밖에 줄 서 있는 환자들도 많아서 상담이 어려웠지만 꼭 한방군의관과 상담을 해야한다고 해서 무엇 때문일까 하는 궁금함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30사단 사단근무대 한방과 군의관 침구과전문의 곽현영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한방과 군의관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상담 내용인 즉슨
'오십대의 아내분께서 갱년기증상 때문에 심하게 고생을 하시다가 최근 '백수오(백하수오)가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는 말을 믿고 병원에서 권하는 약을 구입해서 먹었는데... 몸이 좋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몸이 안 좋아지고 열이 더 심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본초학(한의학에서 질병 치료에 쓰이는 약초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전공은 아니지만 (여성 갱년기 증상에...) 나름 관심을 가지고 있던 주제라서 상담을 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최근 여성 갱년기에 백수오를 비롯한 여러 생약성분(?)이 만병통치약 처럼 건강기능식품, 아니면 의약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백수오는 여성 뿐만 아니라 소음인 한증 계열의 사람들에게 분명 좋은 약재임은 틀림이 없지만...
과연 백수오가 모든 여성 갱년기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일까요? 또한 건강기능식품 처럼 아무나 처방 없이 복용하면 몸이 좋아지는 것일까요?
오늘은 백수오(백하수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수오의 조금 더 상위 분류인 '하수오' 부터 알아볼까요?
하수오는 크게 적하수오와 백하수오로 나눕니다.
둘다 뿌리를 한약재로 쓰는데 백수오는 뿌리가 하얀 색이며, 적수오는 뿌리가 갈색 내지 붉은 색에 가까워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백하수오와 적하수오]
두 가지 약재 중 '적하수오'는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백하수오'는 부족한 기력을 보충해주고 피로회복과 더불어 탈모나 새치에 효과가 있다라고 하지만
연구를 통한 효능 비교에서는 임상적 효과가 거의 비슷하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적수오와 백수오의 목적에 맞게 처방하여 사용해 왔지만,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아직 부작용에 대해서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한때 탈모나 새치에 대해 백수오가 해결책인 것처럼 효능에 대해 주목받았으나 이 부분은 좀 더 검증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적)하수오는 '정수를 채우고 털과 머리카락을 검게하며 안색을 좋게하고 늙지 않게 하여 수명을 연장한다.'고 표현하며,
[동의수세보원]을 편찬하신 이제마 선생님께서는 "백하수오와 인삼은 비슷한 데가 있으나 백하수오는 맑은 양기를 순환시키는 힘은 인삼보다 못하지만 몸을 따뜻하게 보강해주는 힘은 인삼보다 낫다."라고 하시며 백수오의 효능을 말씀하셨습니다.
이렇듯 백수오(백하수오, 야교등이라는 명칭으로도 사용)는 이전에도 쓰였지만 이제마 선생님께서 동의수세보원에서 소음인 약으로 분류하신 이후로 한약재로 더욱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최근에는 여성의 갱년기 질환 개선, 신경쇠약 및 체력저하시, 만성 허약 대변이나 소변이 시원치 않고 성기능이 약할 때 자양강장제, 탈모나 세치 상태 개선 등의 목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조금은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것도 사실이며 효능 못지 않게 부작용을 경험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마 선생님께서 소음인 한증에 백수오를 사용하셨는데, 백수오는 소화기능을 강화시키고 여성의 하복부에 혈액을 보강하는 효과를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궁 및 생식기계가 정상화되어 생리기능이 활성화되고 여성호르몬의 문제로 인한 질환들을 개선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이, 젊은 여성보다는 갱년기 전후의 여성들에게 더욱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상의학에서도 체질을 분류하여 백수오를 사용하신 것처럼
체질과 한열을 분명히 알고 백수오를 처방하지 않는다면
기대하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부작용을 경험할 여지도 있습니다.
백수오는 성질이 '온' 한 편으로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손발이 차며, 기력이 떨어지는 소음인 한증에게 적합한 약재입니다.
하지만 갱년기 증후군을 앓고 계시는 여성분들은 (전반적으로는 기력이 쇠한 것은 맞지만) 열이 상부(얼굴이나 목, 어깨)로 몰려있고 하부(손과 발)에는 혈액순환이 안되고 찬 경향성을 띄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께 체질과 한열을 고려하지 않고 '백수오'를 처방한다면 오히려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며 심한 경우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심계 心悸) 짜증이 심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몸의 상태와 약의 성미를 먼저 정확히 알고 복용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약을 100% 본래의 목적에 맞게 정확하게 처방하기 위해서는
한약재의 성분 뿐이 아니라 '사기'와 '오미'를 고려하며 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오미'(五味 - 酸苦甘辛鹹 으로 약재의 맛에 따라서 몸을 보충하고 (지나친 것을) 덜어내는 성질이나 약효가 작용하는 부위가 달라지는 것)
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며 혈관확장제를 몸에 바르라고 하는 의료인은 당연히 없겠죠? 단순히 효과를 아는 것과 처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약을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한의사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여성 갱년기 증상에 백수오(백하수오)를 효과적으로 부작용 없이 사용하려면
개인의 체질 뿐만 아니라 소증(평소 지닌 몸 상태나 특성), 병증(몸의 균형이 깨져 병적인 상태로 진행된 것)을 잘 고려하여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은 조금은 평소와 다른 느낌으로 포스팅을 했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흉곽출구증후군' 의 주제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